“납치됐다”던 여객기…조종사끼리 싸웠다

두바이를 떠나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가 비행 중 납치를 의미하는 긴급 신호를 보내면서 한때 비상이 걸렸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까지 출격했지만, 조사 결과 조종석에서 조종사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3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승객 약 180명을 태운 플라이 두바이 여객기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텔아비브로 향했다.
이륙한 지 약 2시간 30분이 지난 뒤 여객기에서 ‘코드 7700’이 발신됐다. 이 신호는 기체 결함이나 엔진 고장, 화재, 승객의 심각한 의료 응급 상황 등 항공기 운항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긴급 신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신호가 ‘코드 7500’으로 바뀌었다. 코드 7500은 항공기 납치나 불법적인 간섭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신호다.
이스라엘 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이 해당 여객기를 향해 긴급 출격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도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여객기는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에서 항로를 바꿔 사우디 북서부 타북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 공항은 민간 항공과 군사 목적으로 함께 사용되는 곳이다.
이후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여객기 조종사들 사이의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탑승객과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한 지역 관리는 조종석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정황상 조종사들끼리 다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싸움이 시작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조종사 간 다툼이 어떻게 납치 신호인 코드 7500 발신으로 이어졌는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후 상황이 통제됐으며 승객들이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행 중 승무원 간 갈등으로 비상 착륙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022년에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여객기 조종석에서 두 조종사가 몸싸움을 벌여 정직 처분을 받은 일이 있었다. 당시 항공기는 항로를 벗어나지 않았고 예정대로 착륙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플라이 두바이는 UAE 국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의 저비용 자매 항공사다. UAE와 이스라엘은 2020년 국교를 정상화했으며 이후 UAE는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찾는 주요 휴양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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