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탈락 위기서 스리런으로 포효
방망이가 돌아간 순간, 오타니 쇼헤이의 감정이 먼저 터졌다.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향했고, 오타니는 홈런을 확신한 듯 포효했다. 긴 부진 속에 눌러왔던 답답함을 쏟아내는 장면이었다.오타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다저스가 1-0으로 앞선 2회, 주자 두 명을 두고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더스틴 메이의 공을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시속 95.1마일 커터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너머로 보냈다.
점수는 단숨에 4-0. 앞선 세 경기를 모두 내주고 탈락 위기에 놓인 다저스에 절실했던 추가점이었다.

오타니 개인에게도 의미가 컸다. 지난 8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멈췄던 홈런 생산이 무려 116타석 만에 재개됐다. 가장 답답했던 타자의 방망이가, 팀이 가장 절박한 순간에 터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타니의 타율은 1할대에 머물렀다. 다저스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그를 익숙한 1번 타순에서 4번과 5번으로 옮겼지만, 뚜렷한 반등을 끌어내지 못했다. 팀 역시 연패에 빠지면서 오타니의 침묵은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동료들의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무키 베츠는 오타니가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선수단 모두가 알고 있다며 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역시 오타니의 능력과 팀 내 비중을 잘 알기에 지금의 어려움이 더 안타깝다는 뜻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택도 믿음이었다. 패하면 시리즈가 끝나는 4차전에서 오타니를 다시 선두타자로 배치했다.

그 결정이 빛을 발한 것은 2회였다. 카일 터커의 안타에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바뀐 투수 메이를 상대로 안타를 보태며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맥스 먼시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앤디 파헤스의 적시타로 다저스가 먼저 득점했다.
이후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 오타니는 한 번의 스윙으로 공격의 마침표를 바꿨다.
아직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탈락을 피해야 하는 다저스는 초반 주도권을 잡았고, 그 중심에는 다시 홈런을 치고 포효하는 오타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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